산행.....& 여행

10월의 나홀로 지리산종주/화엄사

걷는 즐거움 2018. 10. 24. 12:13


2018년10월18일(목)~20일(토)

나홀로 지리산 종주



가을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다는 뉴스가 연일 나오고 있지만

내가 지리산을 찾는 이유는 꼭 단풍을 보거나 계절의 어떤 특별한 풍경을 보고자 함은 아니다.

그저 산속 깊숙이 들어 가서 자연의 냄새만 맡거나  등산화에 몇 줌 흙을 묻혀 나오기는 너무 아쉬워서

단 며칠만이라도 자연에 파묻히고 싶어서 일게다.

우르르 올라 갔다가 쉬이 내려오는 산행보다는 몇 날 며칠 산에서 밥먹고 산에서 자고 산과 어우려져서 걷는 산행이

나에게는 더할 나위없는 기쁨이요 즐거움이요 자연 치유의 시간이 되기때문인것을 .....


이번에는 혼종주를 계획하였다.

어차피 하루를 연차내어야 할 처지라서 그럴바에는 아예 화엄사로 부터 올라가 보자 라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구례군청에서 주관하는 지리산종주 인증수첩도 화엄사에서의 인증도장부터 시작되기에 잘됐다 싶다.

지리산종주수첩이 일만원하는데 7군데 인증도장을 찍어서 구례군청에 다시 보내면 지리산종주 메달을 보내준다고 한다.

인증도장이나 메달이 큰 의미를 갖는것은 아니지만 나처럼 혼종주하는 사람에게는 동기부여가 될수도 있겠다.


18일 노고단대피소 예약

    18일 노고단 정상 탐방예약

19일 세석대피소 예약


용산에서 07;15에 첫출발하는 KTX를 예약해 놓고

준비물을 하나씩 챙긴다.

준비물 챙기는 과정에서부터 긴장감과 설레임이 함께 인다.

더군다나 혼종주라서 각오가 단단해질수 밖에 없다.

 화엄사로 올라가는 길은 처음이다.

여러 블로그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지형이 대충 어떻다는것은 숙지하고 있지만

그래도 무거운 배낭을 메고 혼자가는 길이기에 다소 긴장이 될수 밖에 없다.

또한 벽소령대피소까지 가는것이 가장 무난하기는 한데 벽소령 대피소는 11월15일까지

공사중이라서 할수 없이 세석으로 예약했는데

노고단대피소에서 세석대피소까지는 약 20km/12시간소요.

시간은 남자 보행기준이 아닌 평범한 여자 산행자들의 시간을 측정한거다.

약10.4kg의 배낭을 메고 20km를 걷는다는것은 내게는 조금 무리이기는 하다.

아니, 시간이 문제이지.

깊은 산속 10월 중순이기에 해가 좀더 빨리 지기에 그것이 걱정이 된다.


18일;화엄사에서 노고단까지 7km/4시간소요

                     19일;노고단대피소에서 세석대피소까지 20.4km/12시간소요

                                       20일;세석피소에서 천왕봉 찍고 중산리로 하산까지 10.5km/5~6시간소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배낭 꾸리기~

먹거리는 대피소에서 햇반 구매하고

나는 가장 가벼운 건조식품과 최소한의 간식거리준비

코펠,버너,까스....

사실 이넘 3개가 문제이기는 하지만 안가져 갈 수도 없는 노릇....ㅠㅠ

옷도 최소한 꼭필요한것, 상비약,구급약정도....

그런데도 배낭의 무게는 여전히 무겁기만 하다.

집에서 출발 하기 직전에 다시 배낭을 풀러서 패딩잠바와 초겨울 바지와 카메라를 뺐다.

.....

치명적 오류를 범하고 말았다.

기차 타면서 부터 고민과 걱정을 안고~~



# 18일/ 화엄사~노고단대피소

7km/4시간소요





07;15분에 탑승~09;50분에 하차하다





택시를 기다리는중 마침 금방 한대가 들어 와서 화엄사까지(13km) 잘 왔다.

택시 요금13,000원

화엄사 입장료3,500원





화엄사 일주문으로 들어서면 바로 왼쪽에 지리산종주 인증스템프가 있다.

수첩에 도장 꽝 찍고~

화엄사로 올라 갔으나 마음이 급한지라 구경할 여유가 없다.

사진 몇장 찍고 바로 나와서 다리를 건너다.~













10;20

나보다 몇걸음 앞선 어르신3명. 배낭의 부피로 봐서 등산연륜이 꽤 있어 보여서

대단한 분들인가 보다 하고 뒤쳐질라 앞서서 막 갔다.

그런데 이분들 내가 노고단에 오르기까지 이후로는 보지를 못해서 어찌된 영문인가? 했다.

배낭으로 봐서는 다시 돌아갈 사람들 같지는 않았는데....

내가 노고단에 도착하여 노고단 정상 찍고 대피소에서 저녁 먹고 치우는데 들어 오신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일본사람들인데 지리산 종주를 하시는거였다.

결국 천왕봉에서 다시 뵙고 사진 한장 찍어 드렸다.^&^


















연기암 초입인데 역시 패스~~





11;04










11;16

참샘터








11;51






갑자기 하늘이 뻥 뜷려서 다 온줄 알고 착각했다.~ㅋㅋ




                                                               화엄사에서 어은교까지 약2km는 착한 오솔길,

그 이후부터는 일명 너덜길이라는 돌길이 쭈욱 계속된다.















12;19

쉬지 않고 왔더니 어느새 중재에 와 있다.

이쯤에서 배낭을 내려 놓고

햄버거와 커피를 마시면서 잠시 여유로움을 가져 본다.













12;43




노고단으로 올라 가는 길인지, 아닌지 모르게 막 놓여진 돌덩이들~ㅋㅋ

그래도 이 길외에는 없으니 길은 길이겠지 하고.....












청명한 하늘이 친근하게도 가깝게 다가 오는듯하다.

곧 노고단에 다다랗다는 안도감이 생긴다.~















혼자서 인증샷 놀이하고~~ㅋㅋ

초입에 어르신 3명외에는

아무도 올라 오는 사람도, 내려 오는 사람도 없었다.

아! 화엄사에서 가벼운 복장으로 산책 나온 사람들 몇명을 마주쳤지만

 등산객은 나 외에는 아무도,,,
























13;49














보라색 꽃을 보니 피곤함이 싹 가시는듯하다.

처음에는 산오이풀인가 했는데 알고 보니 꽃향유이다.

이름답게 어여쁜데 향기가 좋고  꽃말도 이쁜 `가을향기`





꽃향유






노고단으로 오르는 마지막 계단

하늘이 지척에 있구나~~





14;03

드디어 노고단에 오르다.~

7km/4시간 소요

보통여자 인증^&^





아~!

하늘이 왜케 이쁜거야~~

노고단 길도 너무 사랑스럽다.




2011년 처음으로 혼자서 노고단을 찾았을 때가 생각난다.

노고단 정상에서 이곳으로 내려 왔는데

어떤 아저씨가 마침 지나가시면서

이 무넹기 표지판을 가르키면서

이쪽으로 내려 가면 화엄사가 나온다고  일러주셨던...

그때의 그 표지판을 7년만에 기념으로 찍게 되다니.....ㅎ









`여기는 노고단 대피소 입니다.`

너무나 멋진 표지판이다.^&^





노고단 대피소













섬진강도 보이고~
















노고단 대피소 예약할 때

노고단 정상 탐방소도 함께 예약을 해서 이름만 확인하고 올라 갈수 있었다.

사전에 예약하지 못한 사람은 현장에서 모바일로 예약하고 올라 가야 한다.







              혼자라서 인증샷 남기기가 쉽지 않았는데

다행히도 여자 두분이 와서 먼저 사진을 부탁하길래

나도 부탁하여서

겨우 인증샷을 남길수 있었다는.....^&^




지리산의 아름다운 길이 어찌

연하선경뿐이이랴~









내일 새벽에 이곳을 통과하게 되리라~




미니노고단

제주도에 다랑쉬오름이 있는데 다랑쉬 오름 맞은편에

아끈 다랑쉬오름이 있다.

아끈 다랑쉬 오름은 제주도 방언으로 작은 다랑쉬라는 뜻이란다.

노고단 맞은편에 미니 노고단이 있으니

이또한 제주도 방언으로 말하면 아끈 노고단이 될러나??









태양이 희망과 열정의 상징이라면

석양은 반성과 겸손을 상징한다고 해야 할것 같다.

새 날을 여는 여명으로 시작하여 뜨거운 열정을 다 쏟아 붓고 차가운 이성으로 돌아 가서

하루를 마무리 하는 노을을

바라보는 마음은 사뭇 숙연해진다.

짧게나마 살아온 인생을 반성하게 하고 겸허하게 하니 말이다.

^&^

















17;48

노고단의 일몰 감상~

저녁은 라면에 누룽지를 끓여서 먹고

햇반 두개를 사서 김자반에 주먹밥을 만들었다.

내일 긴 여정길에 요기를 위해서~~

노고단의 밤은 추웠다.

여벌옷을 제대로 가져 오지 않아서

                                                            얇은 옷을 있는대로 껴 입고 겨우 겨우 잠이 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