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여행

10월의 나홀로 지리산종주/노고단

걷는 즐거움 2018. 10. 26. 10:30


2018년 10월18일(목)~20일(토)

나홀로 지리산종주


# 19 노고단 대피소~ 세석대피소

20.4km/12시간소요


노고단의 밤은 추웠다.

저녁이 되니까 기온이 내려가더니 몸도 식으면서 추워지기 시작한다.

배낭무게 줄인답시고 가장 중요한 따뜻한 패딩잠바와 초겨울 팬츠를 놓고 나온것이

못내 아쉽고 후회가 막심하게 든다.

분명 내일 새벽에는 어마 어마하게 추울텐데....

걱정하면서 잠이 들었다.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주섬 주섬 옷을 껴입고 핫팩을 배와 발바닥에 붙이고

대단한 결심을 하고 밖으로 나오니

입구에 온도계가 2도를 가르키고 있다.

풍향0, 습도..

다행히도 바람이 불지 않으니까 염려했던것처럼 춥지는 않다.

 취사장에 들려서 혹시 모르니까 물 반통을 받아서 챙기고

해드렌턴을 켜고 노고단 고개를 향해 출~발




05;06

고개까지 올라 왔는데 왠지 저 속으로 들어 가는 것이 무섭다.

한번 들어 가면 돌이킬수 없는 길~

맘속으로 망설이면서 누군가를 기다릴까? 하는데

초소옆에 한 사람이 서성이고 있다.

일행을 기다리고 있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나도 모르게 "안 가세요?"

하니 "가야죠" 한다.

속으로 휴~

한 걸음 먼저 나서니

그사람도 곧 내 뒤를 따라온다.




돼지령쯔음 지나니 여명이 밝아 온다.






06;19

임걸령샘















깜깜한 새벽길을 함께 걸어준 젊은 아저씨는

반야봉에 올랐다가 연하천에서 쉰다고 한다.

혹시 체력이 되면 세석으로 갈 수도 있다고 하길래

세석으로 꼭 오시라 하면서 초코렛 하나를 건네고 헤어졌다.




나홀로 걷기 시작하는 삼도봉 가는 고운 길~

날이 밝아서 신나게 걸었다.

약간 기온이 차갑고 손이 시럽기는 했지만 이정도는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07'23

삼도봉




























10;15

연하천 도착



















11;10

주먹밥에 미역국을 끓여서 먹고

커피도 한잔 하면서 쉬었다가 다시 벽소령으로 출발~





삼각고지












































안가 처럼 숨어져 있는

벽소령이 살짝 보이는구나.~









13;00

벽소령 대피소 도착

내 앞서서 가던 제주남이 쉬고 있다가 내가 도착하니까 또 길을 떠난다.

....




공사가 한창인 벽소령대피소

11월15일까지라고 안내 되어 있는데 내년이나 다음에 올 때는

좀 더 멋지고 근사한 대피소로 변신되어 있어 주길 바래본다.





13;20

세석으로 향하는  한 낮의 벽소령 출발길이 좋다.~

대략 예정한 시간대로 가고 있어서 편안한 마음이다.^&^












































앞서서 가던 제주남씨가 물만 마시고 떠난 모양이다.

바닥에 아직 마르지 않은 물방울이 떨어져 있다.

























드디어 제주남씨를 만나다.

멋진 포토존이 있으니 그냥 갈 수 없었는지 나를 기다리고 있다.

~ㅎㅎ

사진 한장 부탁한다는 말에 이전에도 멋진곳 많았는데

왜 혼자 급하게 갔냐고 맥없이 타박을 하면서

서로 인증샷을 찍어 주고....

또 갈 길 다른 사람들처럼 따로 따로 가다가 만나다를 반복한다.

















15;26










늑대가 아~우우~

하고 울음 우는 형상 같다.~ㅋㅋ






길고 긴 계단이 나오면 곧 영신봉이 나올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착각이었다.

2개의 짧은 계단을 올라서야 비로소 영신봉이 나오는것을....









이제부터 평안의 길이라 불러 주리라~

세석대피소가 곧 다다랗음이다.





16;31

영신봉








세석평전
































16;49

오늘의 안식처 세석대피소에 도착했다.

제주남씨를 만나서 함께 저녁 식사를 하다.

소주 한 병을 물병에 담아 와서 혼자 홀짝 홀짝 마시다가

딱 나 한잔 줄것 남았다고....ㅎㅎ

소주 한 모금에 피로를 풀고 천왕봉 일출 잘 보기를 바란다 인사를 나누고,

 방을 배정 받았는데

2층 방에 또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ㅋㅋ


새벽부터 홀로 걸어온 20.4km가 결코 짧지 않은 거리이고 시간인데

그다지 지루하지도 힘들지도 않았다.

물론 순간 순간 심심하기는 했지만....

오히려 홀로산행이 주는 의미는 상당하다.

인내심과 지구력은 물론이거나  오직 나에게만 집중할 수있으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깨닫게 되는,

 나에게 힘이 되는 귀한 시간을 얻게 되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