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강한 언어

[스크랩] 봄 바닷가..

걷는 즐거움 2007. 3. 18. 20:36

 

 

 

 

 

 

 

 

내 언젠가 이런 봄날

진정 사랑하고픈 여인을 만나면

노을지는 바닷가로 무작정 달리고 싶었다

벽장속 깊이 잠들어 있던

낡은 기타하나 집어들고 떠나고 싶었다

 

어느 바람 잔잔한 바닷가 한모퉁이에

한낮의 볕들이 노닐다 가버린

따스한 모래위에 그녀를 앉히면

황금의 비늘같은 수면위로  

낙조가 빗살처럼 쏟아지고 

 

이미 귓볼마저 빨갛게 물들어

아무말 없이 손끝만 바라보는

그 여자의 선한 눈망울을 향해 

내 마지막 연가를 들려주고 싶었다

 

상처가 깊어 슬픈 눈매의 여자

세상이 아무리 잔인하게 변해도

바보처럼 착하게만 남을 한 여자

 

이젠 석류처럼 타오르던 열정도 망각하고

사랑이 무엇인지도 기억하지 못하는 여자

기나긴 세월에 할퀸 상처를 안은 가슴

나는 갈매기처럼 사랑하며 잠들고 싶었다

 

한계단씩 어둠은 깊이 내려가는데

부서지는 파도는 기타의 선율을 채가고

마침내 참았던 내 울음이 토해진다

출렁이는 물결 까마득한 수평선  

멍게의 속살같은 봄 바닷가에

 

 

 

 

 

 

 

 

인간의 모호한 감정

진정한 이별에 대한 두려움

일상에 대한 의도적 방기 혹은 미필적 고의

그리하여 고뇌로 주름진 뇌를 적셔오는

쓰고도 달콤한 알콜의 유혹과

심장 깊숙히 가시가 박혀오는 장미의 나날들..

 

 

 

 

 

詩: 봄 바닷가 / 내게로가는 旅行

 

曲 : Blues for Elise / Wolf Hoffmann

 

 


출처 : 내게로가는 旅行
글쓴이 : 내게로가는 旅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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