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강한 언어

[스크랩] 격정의 바람

걷는 즐거움 2007. 3. 18. 20:23

 

 

 

 

 

 

바람이 불어온다.비겁한 침묵의 세상을 뒤집는 격정의 바람.

까마득한 잿빛의 하늘은 문득 비를 뿌린다. 허공에 떠돌던 숲속의 영혼이 깨어난다.

그 상실된 순수의 기억. 홀로 어둠의 계곡에 잠겨온 세월이 눈물겹다.

꽁꽁 묶어둔 얼음같은 의식의 속살을 파헤치려 바람이 불어 온다. 아아 잔인한 바람.

 

 

 

 

 

 

 

 

 

 

 

세상을 덮어가는 무한한 어둠이여. 말해다오. 잠들었던 날들은 얼마나 행복했던가를.

삶은 지쳐간다. 아름다움은 사라진다. 시선과 육신은 완벽히 분리된다. 불사의 정념이여.

흐려진 의식에 차곡차곡 쌓이는 나를 향한 배반. 탁한 숨결, 헝클어진 머리칼은

투항한 병사의 깃발처럼 힘없이 바람을 맞고 서있다. 길게 휘감긴 젖은 나뭇가지들.

생각할수록 안타까운 생. 그것은 날이선 작두에 산산이 베어져 눈물처럼 사라진다.

 

 

 

 

 

 

 

 

 

 

 

내 입술을 벗어난 언어가 흐린 세상에 흩어진다.마치 오후 네시의 분꽃처럼 날린다.

귓속을 비집는 난해한 바람의 속삭임. 방치된 그리움이여. 인내한 격정이여. 

사랑은 아직 닿을수 있는 곳에 존재하는가. 빙벽으로 둘러싸인 무관심한 세상.

거리를 응시하는 허망한 시선. 응고된 침묵이 녹아들면 한켠에는 낯설지 않은

자학이 또아리를 틀고 숨어있다. 그것이 바람앞의 사랑이었음을. 격정이었음을.

눈 앞에는 붉은 안개. 체념같은 고독. 아프다.

 

 

 


 

 

 

 

 

 

詩 : 격정의 바람 / 내게로가는 旅行

曲 : Patoma(Raining Version) - Milva 


 

 

 


                                  

출처 : 내게로가는 旅行
글쓴이 : 내게로가는 旅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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