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강한 언어

빈집 / 기형도

걷는 즐거움 2007. 11. 8. 20:34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아무 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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