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좋아하면 안다
왜 그리움은 문득 깨어나곤 하는지
까칠하게 말라버린 시간들
태엽처럼 감겨진 마음이 풀어지고
꽁무니바람이 불어댄다
가라고 그리움 찾아 떠나가라고
촉촉히 젖은 발끝
체리세이지엔 붉은 꽃망울이 트고
비를 좋아하면 안다
왜 비속엔 늘 누군가가 떠올려 지는지
차마 사랑한다 말못하던
달맞이꽃 같던 그대
덜어낼 수 없던 슬픔
그저 비를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비를 사랑한다고 했다
하지만 왜 우린 사랑하지 못했던가
비를 좋아하면 안다
그리움은 늘 멀리 있다는 것을
가고 없는 것들만이 그리움으로 남는다는 것을
차가운 빗물에 씻긴 바람만이
순결한 그 향기를 기억하게 해주는데
왜 그리 두려워 했던가
저버린 꽃에 스며드는 빗물
어둡고 쓸쓸했던 여름날의 내 슬픔이여
詩 : 비를 좋아하면 안다 / 내게로가는 旅行
曲 : 빗소리와 함께 하는 音樂 몇개(너무 좋은 곡들이다..시간이 되면 다 들어보시길..)
출처 : 내게로가는 旅行
글쓴이 : 내게로가는 旅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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