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강한 언어

[스크랩] 四月

걷는 즐거움 2007. 3. 27. 09:34

 

 

 

 

 

 

열아홉 이었을거야

그녀가 내게 처음으로 속살을 보여준건

연분홍 이었지

웃을때마다 살짝 드러나던

그녀의 잇몸과도 같은 色

 

새벽이슬에 젖은 꽃술이

수줍게 산들바람에 안기듯이

손길이 닿자 파르르 떨리며

신비스런 음감을 별처럼 쏟아내던

아아 파이프 오르간 같던 그녀

 

  

 

 

 

 

 

 

 

 

 

열아홉 이었을거야

작은 화장대 거울앞에 앉아

머리칼을 말리던 그녀를 안은건

활처럼 휘어버린 그녀의 허리 

나는 느끼고 있었지

수만가지 슬픔의 毒이 이미

서로의 입술에 와 닿았다는 것을

 

 

꽃향기를 느낄새도 없이 비는 내리고

언덕에 홀로 선 半人半馬의 번민처럼

삶은 때로 선택이 불가능 하다는걸

뜻모르게 상실된 시간은 다만 가슴속

비밀스런 정원에만 심어진다는 것을

 


 

 

 

 

 

 

 

 

 

열아홉 이었을거야

그녀를 내가 처음으로 연주한 것은

손끝이 닿을때마다 울어대던 그녀

香이 섞인 타액이 가슴을 적시고

진정 알수없는 탄식이었지

비갠 후의 침묵과도 같은 하늘처럼

 

이미 만개한 시절이 수상해서

사람이 밟고 지나간 자취가 그리워서

자꾸만 고개를 돌리게 되는

아무것도 아닌 어느 봄날이었지

四月 이었을거야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 했지. 엘리어트 였던가.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는 4월.

완연한 봄의 정취속에 적당한 계절의 詩가 비발디의 선율속에 아름답게 녹아든
바이올린과 현악 협주곡의 그 기막힌 대화를 떠올린다.

음악이 단지 일곱개의 화음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이 때로 믿기지 않을만큼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나비처럼 자유롭게 허공을 날아다니는 음들을 낚아채어

상상속에 환상속에 함께 버무려 대는 음악가들을 나는 존경한다. 

 

딮퍼플의 1969년 작품인 April.

이른 새벽 안개가 채 걷히지 않은 서정의 숲길에 선듯한 느낌을 주는

클래식한 멜로디와 잔잔한 기타리프의 리듬감이 돋보이는 음악이다.

조금 길지만 듣다 보면 전혀 지루한 느낌이 없는 깔끔한 전개속에

봄꽃처럼 나른한 4월의 정취가 가득하다. 4월엔 뭔가 좀 좋은 일이 없을까.






April is a cruel time even though the sun may shine
and the world will gently shake
as it slowly comes awake

So fault the april rain
and the valley's filled with pain
and you can't tell if I cry
as I look up to the

Gray sky where it should be blue
gray sky where I should see you
ask why why it should be so
I'll cry say I don't know

Maybe once in a while I'll forget
and I'll smile
but then the feeling comes again
of an april without end
of an april lonely as a (god)

In the dark of my mind
I can see oh too fine
but there's nothing to be done
when I just can't feel the sun
and the spring time is the season of the night

I don't know

 

 

詩 : 四月 / 내게로가는 旅行

音 : April / Deep Purple

 

 

April - Deep purple
출처 : 내게로가는 旅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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