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色, 戒 / 리안감독

걷는 즐거움 2007. 11. 24. 10:24

 아침 일찌기 조조를 보고왔다.

요즘, 세간에 가감없는 정사신으로 화제가 되고 있어 호기심도 생기고....

딸 아이를 깨워 같이 갈까? 하다가 왠지 은밀히 감상하고싶은 음흉한 생각에 혼자서 조용히 나섰다.

조조라서 사람들이 별로 없을거라는 생각에 보온병에 커피를 담아갔는데 왠걸 꽤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채워 커피는 감히 마시지도 못했다.

여성의 관객이 많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왠 줌마들께서 삼삼 오오 떼지어 들어오시는지.....나는 정말 그렇구나 실감하면서 왜 줌마들이 이 영화에 이토록 관심을 가질까? 라는 생각을 잠시해본다.(하긴 나도 줌마중의 줌마지..ㅋㅋ)

진정 화두가 되는 정사신이 궁금하여서 그런가????   그렇다면 잘 표현을 할수는 없지만 그것에 대하여 관심도 많지만  평상시에 남편과의 잠자리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뭔가를 느끼고 싶어서 그런걸까???

 

 세계 2차대전 중.일전쟁의 말미를 배경으로 여대생 스파이와 친일파 매국노의 암살을 도모하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낸.....알고보니 어느정도의 실화를 바탕으로한 장아이링의 소설을 영화화한것이란다. 스토리의 무게감만으로도 영화에 흠뻑 빠지게했지만  화자되고 있는 정사신이 나오기를 무척이나 기대하면서 감상에 젖어 들었는데 신인이라는  여배우 탕웨이의 연기력도 볼만했고 역시나 양조위의 얼음처럼 차가운 눈빛연기는 압권이다.

눈빛만으로도 자기가 표현해야하는 모든 언어를 대신하는 그의 놀라운 표정연기의 진수에 감동의 박수를 보낸다.

드디어, 숨죽여 기다렸던 정사신이 나오는데 .....난, 솔직히 내모습을 보는것 같이 민망하여 엉덩이를 한번 움지럭거렸다.

한 두어번 밖에 나오지 않은 장면이지만 솔직하게 정말 솔직하고 리얼하게 표현했구나 싶다.

늘 자신외에는 믿지 못하는 매국노 이선생의 처절한 외로움과 고독, 그리고 그러한 사람에게 가장된 사랑으로 준비된 죽음의 장으로 몰아넣어야 하는 처녀 스파이....의 짧지만 강렬한 섹스는 사랑으로 승화되고 그 진실함이 결국은 매국노를 살리고  본인과 조직은 그의 수하에 붙잡혀  채석장으로 끌려가 죽음을 맞게 되는데 사실, 채석장으로 끌려가는 막부인의 마지막 표정으로 봐서는 어쩌면 죽음을 면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잠깐, 우스갯 소리지만 6캐럿이나 되는 화려한 보석 반지가  친일파 자신을 살려주었는지도 모른다.....왕치아즈가 보석을 반지에 끼우며 갈등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자신을 끝까지 지켜주겠다는 이 남자를 조직에 내어줄수는 없다는.....)

 

.....나는 사랑이 전제되어야만이 섹스가 가능하다고 보는 사람인데 이 영화를 보면서 사랑이라는 감정보다는 섹스가 사랑을 만들어낼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포장된 인생의  경계를 풀고 자신의 존재조차도 잊어 버릴것처럼 빠져드는 섹스는 진정한 오르가즘에 도달하는 환희를 탄생시킨다.

영화를 맛있게 보고 나오는데 겨울비가 아주 멋지게 나리고 있었다.

 아아 ~~!!... 이 기분 정말이지 내가 오르가즘에 도달한 듯한 ...환상스런 비속을 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