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강한 언어

[스크랩] 비가 그치다

걷는 즐거움 2007. 3. 18. 00:15
 



     

    새벽은 아직도 멀었었다

    놀란 하늘이 갑자기 무너져내리듯

    폭포같은 빗줄기가 땅을 치던밤

    고속도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길가에 널브러진 차가 보였다

    앰블런스의 경광등불빛이 흐릿하게 돌고있었다 

     

    아무런 움직임도 볼수없는 밤이었다

    쉴새없이 와이퍼를 흔들어대도

    한치앞도 가려내기 힘든 그밤이

    왜 내겐 소스라치는 기쁨이었을까

     

    집앞 편의점에서 몇개의 캔맥주를 사들고

    차에 앉아 부딪혀오는 빗줄기를 보았다

    음악이 감미롭게 안주처럼 흐르고 있었다

    몇모금의 담배와 그리고 빗줄기와

    휘어진 나뭇가지도 세차게 흔들리고 있었다

     

    문득 세월이란 이름으로 던져놓은 그물에

    낚인건 그저 바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것이 내곁을 떠나가더라도

    바람만은 항상 나를 지켜보았음을 알았다 

    나는 창문을 두드리던 바람을 맞아들였다

     

    그러나 그러나 말이다

    음악에 술이 섞이고 비가 섞이더니

    어느새 나는 술이된 너를 마시고있었다

    바로 네가 아름다운 빗물로 투신한듯이

    나는 너를 마시며 또 너를 바라보고있었다

    그리고 슬프게도 비가 그쳤다 
     

    ...........................................

    어젯밤 갑자기내린 폭우로
    공항고속도로에서 몇건의 사고가 났다
    순식간에 퍼붓는 빗줄기는
    그러나 바라보던 내겐 그저 아름다움이었는데..

    우울했던 마음이 빗물에 씻겨가는듯 했지

     

    Djelem 의 곡을 몇개 올려본다..



    시 : 비가 그치다 / 내게로가는 여행

    곡 : Djelem




     


    Pole





    Boucies D'or





    L'aube





    Czardas Hongrois



    Bozo





    Djelem








     

출처 : 내게로가는 旅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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