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여행

지리산 종주 첫째날... (5월 20일 일요일)

걷는 즐거움 2012. 5. 25. 10:39

 

기어이 지리산 종주 산행을 무사히 다녀왔다.

몇달 전부터 마음 설레이며 준비하며 기다려 왔던 종주 여행이었는데 이렇게 무사히 잘 마치고 돌아와서 여간 기쁜것이 아니다.

19일(밤) 용산역에서 21:25분 기차를 타고 구례구역에 내리니까 심야 01:40분 쯤 되었다.

기차역 개찰구를 막 나오니까 벌써 부터 택시들이 성삼재를 외치며 호객 행위를 하고 있다.

택시 한대를 잡으니 35,000원인데 한 사람 추가 하면 일인당 10,000원에 간다고 하여서 누이 좋고 매부 좋고 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허락하여서 남자 한명을 더 태웠다.

그런데 이 택시 기사는 우리 일행을 빨리 성삼재에 내려 놓고 다시 손님을 실어 올 욕심으로 어찌나 급하게 차를 모는지 멀미가 날지경이다.

총알 택시라고 말은 들어 봤지만 이렇게까지....

아니나 다를까? 성삼재에 내리자 마자 혜승이가 토하면서 배 아프다고 하소연을 한다

 

 

 

 

 

 

 

 

 

 

 

 

 

 

 

 

 

 

 

 

 

 

높은 지대에 올라 오니 춥기는 한데 성삼재 휴게소는 문을 닫은 상태라서 어디 쉴곳도 없이 서성이며 포도주 한 잔하면서 노고단 입구에서 

새벽 03:30분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드디어 시간이 되니 정확하게 개방을 하여서 기다렸던 많은 산행객들이 올라 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혜승이는 여전히 탈이 난것이 가라 앉지 않아서 계속 토하기만 한다.

산행 시작도 하기 전에 상태가 좋지 않아서 걱정을 했는데 노고단 대피소에 들어가서 아침밥을 해먹고 약도 한알 챙겨먹고 천천히 걸었더니

몸이 안정을 찾은듯하다.

 

그러는 사이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앞질러 가서 우리는 아주 많이 뒤쳐져  가고 있다.

가방은 또 왜 이렇게 무거운지.....

경험이 없던 터라서 서로 분담을 해서 가져 오기로 한 생필품들이 중복이 되기도하고...무게가 나가지 않는 지퍼백이나 가급적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것으로  준비를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여 짐이 상당히 무겁게 되었다.

 

'여행은 뺄샘' 이라고.....

 

임걸령전에 돼지 평전이 나와야되는데 표지판을 놓쳤는지 돼지 평전을 보지 못하고 임걸령을 지나서 노루목에 다다랐다.

노루목에서 잠시 쉬면서 표지판을 보니 삼도봉으로 가기 직전에 바로 노루목에서 반야봉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고민을 했다.

우리 걸음으로 (혜승이 상태가 아직도 좋지는 않아서 자꾸만 쉬었다 가기를 원하여서 ) 벽소령까지 가려면 반야봉을 포기하고 가야하는데

욕심이 자꾸만 반야봉을 향하여 비상 대책으로 무거운 베낭을 나무 숲 한곳에 놓고 몸만 올라 갔다 오기로 하여 부지런히 반야봉에 올랐다.

반야봉만 왕복 2시간.....약 1시간 30분정도 걸린듯하다.

 

 

 

 

 

 

 

 

 

 

 

 

연하천에 가서 점심밥을 먹기로 하였으나 많이 지체가 되어서 밥먹을 시간도 없을듯하다.

중간에 밥 대신에 이것 저것으로 요기를 대신하면서 삼도봉에 이르렀다.

여기까지는 능선이 부드러워서 그렇게까지 힘들이지 않고 잘 왔다.

그런데 삼도봉 지나서 뱀사골을 거쳐서 연하천 대피소로 가는 길이 얼마나 힘든지....

계속적인 나무 계단과 돌계단....내가 너무도 싫어하는 오르막이다.ㅜㅜ

나는 너무도 지치고 힘들었다.

산속이라서 해가 빨리 지면 금방 깜깜 해질것을 생각하여서 열심히 열심히 걸었는데도 이 연하천 대피소는 도무지 나타나질 않는다.

...............오늘 중에 예약된 벽소령대피소까지는 갈 수없을것 같아서 차선책으로

연하천대피소에서 일박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부담감을 갖고 쉴 새없이 걸었다.

토끼봉을 지나서 또 얼마나 갔을까?

혜승이와 경희가 먼저 연하천 대피소를 향해 빨리 걸었지만 나는 점점 쳐지고 있다....

오후 16:20분쯤 되었을까?

드디어 저 아래 연하천 대피소 지붕이 보인다.!!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 그대로 크지 않은 곳이다.

지리산 대피소는 어디든지 세면 금지이다.

치약, 비누 사용할수없다. 자연과 수질 오염을 완전 차단하고자 세면장 자체를 만들지 않았다.

그야 말로 산에 머물러 있는 동안에는 산사람으로 살아야 하는것이다.

정 갑갑하면 물수건이나 물휴지로 얼굴을 닦고 소금물로 입을 헹구는 정도.

쓰레기도 일절 버릴수없이 다 되 가져와야한다.

 

연하천 대피소에 이르니 사람들이 저녁밥(우리는 점심이건만.....ㅜㅜ)

을 해먹느냐고 부산스럽다.

각자 가져온 버너에 불을 펴고 코펠에 밥, 누룽지, 라면, .....각자 준비해온 음식들을 준비한다.

오직 한가지 목표점을 향하여  2박 3일을 계속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이다 보니 대피소에서 본 사람들이 중복적으로 만나게 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생판 모르는 낯선 사람들이지만 만나면 반갑고 친근감이 가는  잠시나마 어떤 유대감이 형성 되는듯하다.

그리하여 밥도 반찬도 나누어서 먹고 소주도 나누어서 마시고.....

 

연하천 대피소에서 점심겸 저녁을 먹으니 오후5시;00분 정도 되었다.

우리의 처소가 벽소령이라고 하니 부지런히 가면 된다고 하여서 서둘러서 짐을 꾸려서 5시 16분에 나섰다.

인터넷 정보로는 능선길이 평범하다고 하여서 정말 그런줄 알고 열심히 가기만 하면 7시까지는 도착하리라 생각했다.

(연하천에서 벽소령까지 총3.6km,1시간 30분정도 소요)

그러나 그것은 거짓말이었다.

화개제에서 연하천까지가 가장 지루하고 힘들었다면 이길은 그 힘듬의 두배는 되는듯하다.

험하기는 또 얼마나 험한가?

완전 난코스에 위험한 바윗길에.....가도 가도 이정표도 나타나지 않고 끝이 보이지 않는다.

오죽하면 벽소령 대피소에 전화해서 현재 위치를 알려주고 (현재 위치1126) 우리가 벽소령 예약하고 가는 길인데

 잘 맞게 가고 있느냐고 확인까지 했으랴!...

이때가 저녁 6시 20분이었다.

대피소 관리자가 그대로 1.5km 정도 오면 된다고 하여서 힘을 내어 마냥 걸었다.

그러나 7시30분에 도착!....다행히 해가 지기 바로 직전에 도착하여서 얼마나 감사한지모른다.!

나중에는 헛것이 보일정로 다리도 너무 아팠고 몸과 마음이 지쳐 있어서 그저 숙소에 들어가서 쓰러져 자고 싶은 생각뿐이다.

 

그러나 막 벽소령 대피소에 들어서니 컴컴해지는 가운데 밖에서 밥을 해먹는 무리가 몇몇 있는 중에 아저씨들이 아주 아주 많이 반겨 맞이하신다.

성삼재에서 출발하여 임걸령에서 뵌 분들인데 우리가 뒤쳐져서 오니까 걱정을 많이 하셨단다.

분명히 벽소령에서 일박한다는 말은 들었는데 날이 어두워지도록 오지못하고 있어서 혹시라도 잘못될까봐서.....

낯선분들이 그렇게 걱정해주시고 계셨다니 얼마나 고마운지.....이것이 산사람들의 우정이다 싶다.

우리가 도착하니까 춥다면서 푹 끓인 누룽지와 오미자 술까지 내어 주시면서 고생했다고 격려 해주셔서 힘들었던 피곤함이 싹 가셨다.ㅎㅎ

 

그분들은 모두 4명인데 모두가 동서지간이라고 한다.

서열이 분명해서 모든 계획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듯하다.

.....얼마나 화목하고 여유있는 가족이면 동서지간에 저렇게 뭉쳐서 종주까지 할까?

내심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

대피소 관리실에 가서 예약 확인하는데 주민등록증으로 한다.( 인터넷으로 7일 전에 예약/일인당 8,000원)

벽소령 대피소는 화장실도 30m 나가야 하고 식수장은 70m 이상 내려가서 물을 받아서 식사준비를 해야하기에 여간 불편한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곳만 그런것도 아니어서 그려러니 한다.

 

숙소라고 하여서 개인적인 생각으로 일행에 방 하나씩 배정 하는 줄 알았는데 완전 착각이었다.

남자는 1층, 여자는 지하....마치 찜질방처럼, 아니 군대처럼 양쪽으로 일렬 침수방식이다.

모포 2장을 빌려주는데 (한장에 천원) 한장은 깔고 한장은 덮는다.

밤 9시면 무조건 소등되어서 꼼짝 못하고 자야한다.

그러나 칠흑같은 어두운 밖에서 달리 할 일도 없을뿐더러 너무도 고단한 일정을 보냈기에 누구 하나 궁시렁 대거나 밖에서 서성이는 사람없이

모두가 약속이나 한듯 잠자리에 든다.

그렇게 지리산 종주의 일박을 벽소령에서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