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강한 언어

매일 기다려지는 사람/ 김경훈

걷는 즐거움 2007. 1. 30. 15:54

 

                 

                       매일 기다려 지는 사람

 

                                                                  -김 경 훈-

 

 

아직 한번도 본 적은 없지만

매일 기다려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른 아침 숲 속길을 산책하듯

가슴 속으로 난 길을 따라

함께 동행하는 상상 속의 한 사람이 있습니다.

 

언젠가 어느 바닷가

파도소리 정겨운 날

물빛 고운 바람소리에 귀를 열던 늦은 저녁

한번은 스치고 지나갔을지도 모르는

느낌 좋은 한 사람이 있습니다.

 

오늘도 나는

햇살이 드나드는 창가에 앉아

그 사람이 지나가는 발자국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조바심 타는 가슴을 진정시켜 봅니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

부끄러운 마음을

쉽게 드러내지는 못하지만

매일 기다려지는 그 사람이 있어

이 하루가 소중한 의미로 다가 옵니다.

 

세월의 발목을 잡아 맬 수는 없지만

그리움 하나 가슴에 안고

깊고 조용한 세월의 강물처럼

함께 흘러가고 싶은

매일 기다려지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