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여행

설악산 공룡능선(2014.10.29~30)

걷는 즐거움 2014. 10. 31. 08:23


2014년 10월 29일(수)~30일(목요일)


나홀로 산행


첫째날; 비선대->마등령->희운각 대피소

둘째날; 희운각->대청봉->천불동 계곡->비선대


*준비물*

의복: 방한복, 잠바, 겨울셔츠,겨울스웨터,겨울바지(스타킹),겨울 장갑, 방한모,겨울넥워머....쪄죽는줄 알았다.

                          새벽에만 영하3도정도 되고 낮기온은 영상12~13도라고 국립공원에 문의해서 알았지만 혹시나 하는 맘ㅇ로 준비했던..

(얇은 티셔츠 2벌과 바람막이 잠바,가을 바지면 충분하다.)


음식: 보온병에 커피 ,500ml물1통, 누룽지,떡2팩, 빵2개, 구운계란8개, 초코렛,견과류, 말린과일(망고,무화과)

               꼭필요한것은 500ml 물4통,누룽지,코펠,버너,가스....빵2개정도.커피는 다음부터는 생략이다.

                   스텐 보온병이 무겁고....비효율적이다.늘 먹는 커피를 굳이 무겁게 가져올것 까지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펠,버너를 가져가면 알커피만 챙겨가서 대피소에서 물 끓여서 마셔도 된다.


얼마나 뿌듯한 공룡능선 산행이었던가?

작년부터 하고 싶었던, 해야만 했던 일처럼 그렇게 시간을 기다려왔다.

10월의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10일~20일 사이의 타이밍을 놓치고....

영남 알프스 종주산행을 10월 초에 다녀와서 일주일만에 또 설악산을 간다고 말하기가 너무 미안해서 차마 말을 못하고 시간을 놓쳤다.

그러다가 이대로 포기할수 없다는 생각이 간절히 들면서 마치 설악의 공룡능선이 나를 부르는 신의 부름같이 엄중한 이끌림에 고민끝에

희운각을 예약했다.






새벽2시20분에 집에서 출발~~ 네비를 설악산 소공원으로 찍고...

나는 당연히 외곽으로 빠질줄 알고 중동을 지나고 있는데....지니가 땡땡땡한다.

중동ic로 빠지라는 것이다. 무시하고 직진했더니 송내ic로 빠지라고 그런다.

결국은 송내로 빠져서 다시 고속도로를 올라타고 서울춘천고속도로를 탔다.

 어둠을 뚫고 달리는 가운데 잠을 못자서 밤새 운전하는것이 긴장도 되고, 6시20분 도착예정이라고 하니까 너무 늦게 출발했다는 생각에 공룡능선을 못타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하면서

..................................................




밤새 달리는 고속도로에는 나 혼자이거나 가끔씩 나타나는 어느 차 한대가 내 앞을 혹은 내 뒤를 따라 달리다가 어느사이에 또 사라지고...

그렇게 칠흑같은 어둠속을 홀로 운전을 하니 졸음이 조금씩 찾아온다.

졸음을 참으면서 운전하는것도 위험해서 잠깐 쉬고 싶은데 너무 깜깜하니까 차를 세우는것도 무섭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계속 직진했다.

어느 터널을 지나서 가까스로 휴게소같은곳에 당도하여서 가게 문을 연곳은 없지만 차들이 몇대 주차되어 있어서 잠깐 눈을 붙일 요량으로 차를 세우고 ...

깜박하는 사이에 10분이 지났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운전대를 잡고 설악산을 향해 고고~~

그런데 금방 목적지가 가까이 있는것이 아닌가??~~ㅋㅋㅋ

거의 설악산 근처에 와서 휴식을 취한것이다





새벽5시40분에 설악산 소공원주차장에 도착했는데 주차장에서 청년 2명이 나와서 언제까지 주차 할것인지를 묻는다.

역시 주차장에는 대형버스1대에 승용차가 2~3대 밖에 없다.

주차 요원들에게 등산객이 이렇게 없냐고 물으니 단풍철이 지났고 또 평일이라서 그런단다.

낮이 되면 많아진다는 말을 듣고 이틀치 10,000원을 내고 신흥사로 올라간다.

이때가 6시 20분

~~신흥사 입구에서 입장료 3500원을 내고 비선대로 걸어 들어갔다.

날씨는 훤해지고 있어서 헤드랜턴이 필요없게 되었고 ....

.......

벌써 10월 말일이라고 산행객들이 이렇게 줄어들었나?

비선대에 도착하니 정확하게 7시다.

7시부터 마등령으로 올라 가는데 내 앞에 딱 한사람 늙구수레한 아저씨가 마등령으로 올라갈까 천불동으로 올라갈까 잠간 고민하는듯 하다.

나는 앞서 망설임없이 마등령쪽으로 돌계단을 오르기 시작한다.

















마등령정상까지 철계단이 4개가 나오는데 그중에서 3번째 철계단에서의 조망권이 가장 좋다.


마등령정상에 도착하니 10시 24분....




철없는 진달래!!

이쁘다.~~10월말경의 진달래라니.






공룡능선의 위용이 드러난다.

희운각으로 부터 오는 산객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기도 하고...

마등령에 오르기까지 두팀의 부부와 혼자 산을 타는 두 명의 남자만이 앞 서거니 뒤 서거니 하면서 걷는데 

반대쪽에서는 산악회에서 온 다수의 사람들을 만나다.






이 여인!

비선대에서 마등령으로 오르는 첫 구간에서 만났다.

남편과 함께 오르는데 사진을 찍기 위해서 온 여인인듯

공룡능선 시작부터 사진찍기에만 여념이 없다.

남편은 마치 이 여인의 사진사로 억지로 끌려 나온듯...투덜거리면서도 열시미 찍어 준다.~~ㅎㅎ

공룡능선에서천불동 내려가기까지 최소한 3번은 옷을 갈아 입어서

틀림없이 사진을 위한 등산이었을것이라고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등산은 고수인듯...

위험한 암벽도 잘 타고 사진을 찍으면서도 나보다 훨씬 앞서간다.






부부가 멀찌기 앞서서 간다.

부지런히 사진찍으면서...

나도 공룡능선을 즐기기 위해서 왔지만 이 부부 또한 공룡능선을 제대로 즐기는것같다.

사방이 훌륭한 풍광이지만 유난히 멋지고 아름다운 절경은

모두 사진에 담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제법 많이 걸었다.

희운각 이정표가 3.0 km를 가르키고 있으니 어찌나 반갑던지...

산에서 3.0 km는 만만치 않은 거리이지만 그래도 절반은 왔다는 ...





지리산이 육산이라면 설악산은 바위산으로 강한 남성미를 자랑하는것 같다.

그래서 어머니 품같은 편안한 지리산도 좋지만

설악산의 매력에 끌리는지도 모르겠다.^&^

















멋진 산봉우리를 만났는데 올라가기가 어려운데다 내려오는것이 더 위험해서 망설였다.

올라가면 전망은 무지하게 좋을것 같은데....

그런데 그 패션 여인이 남편과 함께 주저하지 않고 올라 간다.

그리고는 나보고도 빨리 올라 오라고....

그래서 그 부부의 도움으로 나도 멋있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었고

귀한 사진도 몇장 얻을 수 있었다.



























신선대에서 공룡능선을 배경으로...


범봉을 지나서 홀로 가는 길에 남자 둘이서 사이좋게 지나고 있다.

나보고 혼자 왔냐고 하더니 힘 들어 보이지만 표정은 밝다면서 산을 정말 좋아 하는것 같다고 한다.

물이 떨어져서 몹시 갈증을 느끼던 차에 자신들은 곧장 천불동으로 내려 갈건데 물이 많이 남는다고  하길래

500ml 정도 얻어 마시고 내게 있는 계란과 건과일을 주었다.

그 사람들은 설악산만 열번 정도는 왔다고 한다. 


신선대에서 공룡능선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주겠다면서 선글라스도 빌려주었다.~~ㅋㅋ








무너미고개/ 희운각 삼거리에 도착하니 오후 3시30분~~

잠깐만 내려가면 희운각 대피소이다.

희운각 대피소에 들어가니 내가 2번째로 입성했는데 너무 일찍 도착해서 4시 30분 될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나는 왜 이 장산을 혼자서 걷고 있는가?

나는 왜 혼자서 이험한 공룡능선을 걷고 있는가?

걸으면서 내내 생각했다.








희운각 전망대에서 천불동 계곡을 감상하다.







희운각 대피소에 1박 할 사람들이 삼삼 오오 모여든다.

ㅈ접수를 마치고 담요를 받아서 배정된 자리로 옮겨 놓고는 취사장에 모여서

노곤한 피로를 한잔의 술과 밥으로...

그리고


설악산의 밤은 그렇게 깊어 간다.^&^





희운각 대피소의 아침은 분주하다.

대청봉으로 올라 갈 사람, 천불동이나 공룡능선으로 내려 갈 사람들~~

나는 아침을 빵으로 대신 하고자 했으나 옆에 계신 아저씨 두분이 굳이 밥을 같이 먹자고 해서

따스한 밥 한그릇을 맛있게 먹었다.

버너,코펠은 무거워서 지참하지 않았지만 누룽지를 가져 갔기에

누룽지도 끓여서 그 분들과 함께 먹으니 참으로 구수하고 맛있다고 하신다.^^



중청 대피소!

희운각 대피소에서 든든한 아침 식사를 하고  대청봉에 오르다.

일출을 보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지만 새벽이 너무 깜깜해서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는다.

하여 대청봉에서의 일출은 포기했다.~ㅠㅠ

















재미있는 다람쥐 녀석을 만났다.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사진을 찍는데 나랑 눈이 딱 마추쳤는데 도망가지 않고

제 할일만 하고 있다.

오히려 나랑 눈 맞춤을 하면서 잘 찍으라는 듯이 이리 저리 포즈도 취해주면서....

등산객들과 많이 친숙해진  것일까?

동영상으로 찍었어야 하는데....아쉽다.ㅜㅜ




신선이 된듯한 사람들~

계곡 출입금지 구역인데 어떻게 들어 갔는지?

"어떻게 들어 갔어요?"

소리쳐서 물어 보았거늘 대답이 없다.

들리지 않는가 보다.

나도 다음에 오면 꼭 저기에 올라 가서 캔 맥주를 마시고 말테다.~~^.~






2014년 설악산의 마지막 가을 정취~

가을을 보내기 아쉬워서 꼭 붙잡고 있는 낙엽잎이  한걸음 늦은 산객들에게

가을 길을 내어 주고 있다.^&^





비선대산장



비선대 산장 주인의 동의를 얻어 사진 한장 찍어 인증샷을 남기고.



비선대 산장에 내려 오니 오후 2시 40분~~

혼자서 설악산을 1박 2일로 산행을 하니 매우 만족스럽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산과 호흡을 함께 하면서 살방 살방 걸으니 잠들었던 영혼이 깨어 나는것과 같고

잃고 살았던 자아를 찾은것 같다.

인천으로 내려 가자 마자 출근을 해야 하기에 쉴 사이없이 부지런히 가야 하는것 말고는

나 자신에 굉장한 힐링의 시간이 되었고 신에게 사랑받는 존재임을 깨닫게 되는

값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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