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스크랩] Fenesta che lucivi e mo non luci - Franco Corelli

걷는 즐거움 2007. 1. 30. 18:19

 

 

     나폴리의 서쪽 해변에 <맑은 바다> 라는 뜻의 조그만 항구 마르키아르...

     이 곳에는 바다로 향한 허름한 집이 있는데,

     창가에는 항상 카네이션이 한 송이 놓여 있고 그 아래에는 노래비가 있다.

 

     이 노래에 얽힌 얘기는 페르골레지의 슬픈 사랑의 얘기와 비슷한 데가 있다.

     이야기는 15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사건의 배경은 나폴리가 아닌 시칠리아이다.


     카리니 성에 팔레르모의 귀족 빈첸쪼 라그루아의 딸 카테리나가 살고 있었다.

     카테리나는 창문을 통해서 바깥 세상을 보며 사랑의 시를 읊조리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다.

     귀족기사 빈첸쪼 베르나갈로가 창가에 서 있는 카테리나에게 반하여 사랑을 고백한다.

     이 두 사람은 곧 깊은 사랑에 빠져들었지만 완고한 카테리나의 아버지 때문에

     두 연인 사이는 좀처럼 좁혀질 수가 없었다.

   

     하루는 신부가 카테리나의 아버지에게 딸이 젊은 기사를 만나 몰래 정을 통한다고 전했다.

     아버지는 카리니 성으로 즉시 달려 갔다.

     갑자기 찾아온 아버지를 맞은 딸은 놀라서 물었다.  “아버지, 갑자기 어쩐 일인가요?”

     아버지는 칼을 뽑아들고 비장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딸아, 나는 너를 죽이러 왔다...” 

     카테리나의 가슴에는 붉은 피가 흘러 내렸다.


Fenesta ca lucive e mo nun luce

Sign’ē ca nēnna mia stace malata

S’affaccia la surella e mme lu dice

Nennēlla toja ē morta e s’ē atterrata

Chiagneva sempe ca durmeva sola

mo dorme co’ li muorte accompagnata 


 불 밝던 창에 지금 불이 꺼졌구나

내 연인이 병들어 누운 모양이다

그녀 언니가 얼굴 내밀며 내게 말하길

네 연인은 죽어 땅에 묻혔어

홀로 잠든다고 늘 눈물 흘리곤 했는데

지금은 죽은 자들과 함께 잠들었구나


       -   테너 (Franco Corelli)
    프랑코 코렐리는 1921년 이탈리아의 안코나에서 태어나

    1951년에 우연히 마지오 뮤지칼레 성악콩쿠르에서 일등상을 수상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훌륭한 외모와 타고난 목소리도 좋았지만 그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노력한 테너였다.

 

        "나는 자면서도 노래를 부릅니다. 꿈속에서도 음표를 보죠...

         나는 항상 자신을 향상시키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결코 휴식이란 없습니다.

         만약 내가 완전히 자유로운 석달간의 휴가를 가진다면

         나는 이 기간에 내 목소리의 테크닉을 향상시키는데 쓸거예요.

         이런 면이 없다는 전 아무것도 아닌 인간이겠죠.." 

 

   거의 독학으로 성악공부를 한 그는 다른 성악가들과는 달리 야성적이고 우렁차고

   격정적인 정열의 음색으로서 나폴리민요로도.. 세계적인 가수로도 손색이 없었다.
   2003년 10월 83세로 세상을 떠났다.
                         

       

 

 

    *어느 나라,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사랑의 노래에는 창문이 자주 등장한다.

     그것도 그냥 창문이 아니라 열릴 듯 말 듯한 창문이다.

     창문은 사랑하는 사람 사이를 가로막는 방해물이며 사랑을 전달하는 통로이기도 하다.

     욕망을 낳기도 하고.. 상처를 주기도 하며.. 사랑을 약속하게 하면서도 지속되지 못하게 한다.

     


 

 

출처 : 파르테논Parthenon
글쓴이 : Athen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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